우리가 처음 산에 오른 날
쓰러질 듯이 차가운 바람
진달래 군락을 가로질러
나와 너의 네 손이
하나로 모아진다
하나로 모아진다
그토록 사랑한 시월의 바람
어디로 갑자기 사라져 버렸나
한 점 구름도 없이
맑은 하늘에 맑은 하늘에
바람이 예보된 이른 새벽
도시락을 곱게 준비하고
바라만 보아도 좋은 사람
기다리겠지 늦을까
예보에 속았던 날
예보에 속았던 날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
말라버린 두 손이
재촉하는 걸음에
가슴이 에려 오네
화창한 날에 화창한 날에
매년 이맘때면 찾아온 바람
기약이 없어라 개어버린 하늘
가슴이 에려 오네
화창한 날에 화창한 날에
그토록 사랑한 시월의 바람
어디로 갑자기 사라져 버렸나
한 점 구름도 없이
맑은 하늘에 맑은 하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