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 적부터 우리 집 현관문 앞을
늘 변함없이 항상 그 자릴 지켜왔던 너
새벽 공기를 마시며 시작된 발걸음
달빛 맞으며 지친 아빠와 함께 돌아오는 너
어느덧 수많은 시간이 흘러
신발장에 있던 다 낡아버린 너의 친구들
모두 사라지고 묵묵히 세월의 흔적을 풍기며
그 자릴 지키는 너
우리 아빠와 닮았구나
미안해요 이제 알았죠
낡은 구두의 주름 한 줄씩
당신 얼굴에 점점 하나하나 늘어갔군요
미안해요 이제 보았죠
나이 든 구두의 굽처럼
당신 어깨도 축 처져 갔군요
이제서야 뒤늦은 철이 든 건지
그동안 당신이 무엇을 위해서 여기저길 다니시는지
매일 무슨 일들을 하시는지 관심조차 없었는데
이제 와 후회하며 눈물이 날까
미안해요 이제 알았죠
낡은 구두의 주름 한 줄씩
당신 얼굴에 점점 하나하나 늘어갔군요
미안해요 이제 보았죠
나이 든 구두의 굽처럼
당신 어깨도 축 처져 갔군요
부끄럽게만 생각한 그 낡은 구두 신는
당신만이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존재인 걸
이제 닦아드립니다 눈물로 닦아드립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나의 아버지
고마워요 이제 알았죠
어렸을 땐 미처 몰랐죠
시간이 흐르며 새겨진 당신의 주름 한 줄씩
나의 키가 점점 커지고
당신의 축 처진 어깨가
내가 어른이 된 흔적 같아요
이젠 내가 지켜줄게요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