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그어진 흰 선 따라
말없이 달린다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던
그 길은 천미터
얼굴은 빨갛게 상기되고
가슴은 터질 듯
하지만 앞에 가는 녀석들은
왜 그리 빠른지
점점 더 멀어져간다
아무리 애를 써봐도 나는 항상
혼자인 걸 꼴지인 걸
내 등 뒤엔 아무도 없어
응원도 박수도 없는
쓸쓸한 인생 천천히 달려가네
얼마나 더 오랫동안
달려야만 끝이 날까
얼마나
원하지 않았던 삶이라고
거부를 해봐도
어쨌든 시간은 흘러가네
에햐디야
모두들 일등을 꿈꾸지만
모르진 않겠지
단 하나 모두에게 공평한 건
끝일 뿐이야
새파란 하늘과 구름
시원한 바람 세상은 이렇게도
명랑한데 즐거운데
괜스레 난 약이 올라
한걸음 한걸음마다
머리엔 온통 아찔한 너의 모습
이 모든 게 끝이 나면
네게 닿을 수 있을까 그 때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