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팔양신주경
이와 같이 법문하시는 것을 들었다. 한때 부처님께서 비야달마성의 조용한 곳에 계실 적에 여러 곳에서 따라 다니던 사부대중들이 부처님을 향하여 둘러앉았다.
그때 대중가운데 있던 무애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합장하고 여쭈되.
“세존이시여, 이곳 염부주 중생들이 번갈아가며 서로 출생하기를 옛적부터 지금까지 끊이지 아니하였으나 유식한 사람은 적고 무식한 사람은 많으며 염불하는 사람은 적고 잡신에게 구하는 사람은 많으며, 계행을 어기는 사람은 많으며 꾸준히 정진하는 사람은 적고 게으른 사람이 많으며 지혜 있는 사람은 적고 어리석은 사람은 많으며 장수하는 사람은 적고 단명하는 사람은 많으며, 선정을 닦는 사람은 적고 마음이 산란한 사람은 많으며, 온유한 사람은 적고 딱딱한 사람은 많으며 흥성하는 사람은 적고 외로운 사람은 많으며 정직한 사람은 적고 아첨하는 사람은 많으며 청렴하고 삼가는 사람은 적고 탐내고 흐릿한 사람이 많으며 보시하는 사람은 적고, 인색한 사람은 많으며 진실한 사람은 적고 허망한 사람이 많으며 세속은 천박하고 관법은 혹독하며 부역은 심하여 백성은 궁핍하고 어려워서 구하는 바가 얻어지지 아니함은 진실로 사도를 믿고 소견이 잘못되어서 이와 같은 고통을 겪는 듯 하오니 바라옵건데 세존께서 이 사견이 잘못된 중생들을 위하여 올바른 법문을 설하셔서 잘못된 것을 깨달고 모든 고통을 면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좋다좋다 무애보살아, 네가 큰 자비로서 소견이 잘못된 중생들을 위하여 불가사의한 여래의 바른 법을 물으니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깊이 생각하라. 내가 너를 위하여 천지팔양경을 해석하리라. 이 경은 과거의 모든 부처님께서도 말씀하셨고 미래의 부처님께서도 마땅히 말씀하실 것이요. 현재에 계신 부처님들도 말씀하시나니라. 이 하늘과 땅 사이에는 사람이 가장 뛰어남으로 모든 만물 중에서 귀중한 것이니 사람은 바르고 참되어야 하며 마음에는 허망함이 없어야 하고 몸은 바르고 참된 일을 행해야 되느니라. 왼편으로 삐친 획은 (人) 바르다는 뜻이요 오른편으로 삐친 획은 참되다는 뜻이니 항상 바르고 참된 일만을 행해야 함으로 사람이라 하느니라. 그러므로 사람은 능히 도를 넓히고 도는 몸을 윤택케 하는 것이니 도를 의지하고 사람을 의지하면 모두 성인의 도를 이루느니라.
또 무애보살아, 모든 중생이 이미 사람의 몸을 되었지만 복을 닦지 못하고 참된 것을 등지고 그 짓을 향하여 여러 가지 나쁜 업만을 지음으로 장차 목숨이 마칠 때에 고생의 바다에 빠져서 여러 가지 죄보를 받게 되는 것이니, 만약 이 경을 듣고 믿는 마음을 거역하지 아니하면 즉시 모든 죄업에서 벗어나고 고생 바다에서 뛰어나와서 선신의 보호를 받아서 모든 장애가 없어지고 수명이 연장되어 오래살고, 횡액이나 일찍 죽는 일이 없어질 것이니, 믿는 힘만으로도 이와 같은 복을 받게 되거늘 하물며 어떤 사람이 이 경을 전부 쓰거나 받아서 지니거나 읽고, 외우고 법처럼 수행하면 그 공덕은 이루 말할 수 없고 헤아릴 수 없고 한이 없어도 목숨이 마친 뒤에는 부처를 이루게 되느니라.”
부처님께서 무애보살에게 이르시기를.
“만약 어떤 중생이 사도를 믿는 소견으로 잘못되면 곧 마귀와 외도와 도깨비나 괴상한 새의 울음소리와 온갖 괴물과 악한 귀신들이 번갈아 와서 시끄럽고 귀찮게 할 것이며 나쁜 종기나 전염병 등 여러 가지 나쁜 횡액과 병을 주어서 고통을 쉬지 않고 받게 될 것이니 만일 선지식을 만나서 이 경을 세 번만 읽어주면 그런 악한 귀신들은 모두 소멸되고 병이 낫고 몸이 건강해져서 힘이 솟을 것이니 이 경을 읽는 공덕으로 이와 같은 복을 얻게 되느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은 생각과 몹시 욕심내고 시기하는 마음이 많더라도 만약 이 경을 보고 믿고 공경하고 공양하며 세 번만 읽으면 어리석고 미욱함 버릇이 모두 없어지고 자비를 베풀게 되므로 불법의 복을 얻게 되느니라.”
“또한 무애보살아, 만일 선남자선여인이 불법을 위하여 많은 일을 하려 할 때에 먼저 이 경을 세 번 읽고 담장을 쌓거나 터를 다지거나 집을 짓거나 안채나 바깥채나 동쪽 서쪽 행랑이나 주방과 객실을 고치거나 문을 내고 우물을 파고 아궁이를 고치고 방아를 놓고 곳간을 짓고 육축의 우리를 만들더라도 일유신과 월살귀와 장군태세와 황번표미와 오방지신과 청룡백호 주작현무와 육갑금체와 십이제신과 도깨비들이 다 숨거나 다른 곳으로 도망가며 형상과 그림자까지도 없어지고 해치지 못할 것이며, 모든 일이 대길해져서 한량없는 복을 얻으리라.
선남자야, 이룬 다음에는 집안이 평안하고 가옥이 견고하여 부귀영화를 구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이루어지며 혹 먼 길을 가거나 군에 입대해서 벼슬을 구하거나 장사를 하려고 하여도 매우 편리하게 되어지고, 가문이 흥해져서 사람을 귀히 여기며 대대로 내려가며 아비는 사랑하고 아들은 효도하며 남자는 충성하고 여자는 정결하며 형은 우애롭고 아우는 공손하며 부부는 화목하고 친척 간에는 신의가 두터워서 바라는 바가 이루어질 것이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옥중에 갇혔거나 도적에게 잡혔더라도 이 경을 세 번 읽으면 곧 풀려나게 되느니라.
만약 선남자선여인이 천지팔양경을 받아서 지니거나 읽고 외우거나 남을 위해서 베낀 사람은 불에 들어가도 타지 아니하고 물에 빠져도 떠내려가지 아니하며 혹시 험한 산에 가더라도 범이나 이리가 할퀴거나 물지 못하고 도망가게끔 신선이 호위를 해주고 위없는 도를 이루게 하리라.
또한 어떤 사람이 망령된 말과 꾸며대는 말과 욕설과 이간하는 말을 많이 하더라도 이 경을
받아 지니거나 읽고 외우면 네 가지 허물이 없어지고 네 가지 무애변을 얻어서 불도를 이룰 것이며, 또한 선남자선여인의 부모가 죄를 짓고 죽어서 지옥에 떨어져서 많은 고통을 받더라도 그 아들이 이 경을 일곱 번만 읽으면 그 부모가 지옥에서 풀려나서 천상에 태어날 것이며 부처님 법문을 듣고 무생무인을 깨달아서 불도를 이룰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무애보살에게 이르시되.
“비바시 부처님 때에 어느 우바새 우바이가 사교를 믿지 않고 불법을 숭상하여 이 경을 베껴서 지니고 읽고 외우며 할 일을 다 하면서 한 번도 의문을 하지 않고 올바로 믿는 까닭으로, 보시를 많이 행하고 고르게 공양하고 정결한 몸을 얻어서 부처를 이루었으니 그 호를 보광여래응정등각이라 하였고 겁명은 대만이며, 그 세계 백성들이 다만 보살도를 행하였을 따름이오 법을 얻었다는 바를 없었느니라.
또 무애보살아, 이 천지팔양경이 염부주에 유행하면, 읽는 곳마다 팔보살과 모든 범천왕과 일체 신명들이 이 경을 둘러싸고 호위하며 향과 꽃으로 공양하기를 부처님과 같이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무애보살에게 이르시되.
“만약 선남자선여인이 중생들을 위해서 이 경을 강설함으로서 실상을 깨달고 깊은 이치를 얻으면 그 몸이 바로 불법의 마음이라는 것을 알거니.
그렇게 능히 아는 바가 곧 지혜인 것이므로 눈으로는 항상 여러 가지 한없는 색을 보거든 색이 곧 공이고 공이 곧 색이며 수와 상과 형과 식도 역시 공이므로 이것이 곧 묘색신여래이며, 귀로 항상 여러 가지 한없는 소리를 듣거든 소리가 곧 공이고 공이 곧 소리이므로 이것이 묘음성여래이며, 코로 항상 여러 가지 한없는 냄새를 맡거든 냄새가 곧 공이고 공이 곧 냄새이므로 이것이 향적여래이며, 혀로 항상 여러 가지 한없는 맛을 알거든 맛이 곧 공이고 공이 곧 맛이 되므로 이것이 법희여래이며, 몸으로 항상 여러 가지 한없는 촉을 느끼거든 촉이 곧 공이고 공이 곧 촉이므로 이것이 지승여래이며, 뜻으로 항상 여러 가지 한없는 법을 생각하며 분별하거든 법이 곧 공이고 공이 곧 법이므로 이것이 법명여래다.
선남자야, 이 육근이 나타나되 사람들이 입으로 항상 착한 말을 해서 착한 법이 늘 전하여지면 성인의 도를 이루는 것이고 나쁜 말을 해서 나쁜 법이 늘 전하여지면 지옥에 떨어지게 되느니라.
선남자야, 선하고 악한 이치를 틀림없이 믿어야 하느니라.
선남자야,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불법을 담는 그릇이며 역시 십이부의 큰 경전이거늘 아득한 옛적부터 현재까지 다 읽지 못하였으며 터럭만치도 건드리지 못하였으니 이 여래장경은 마음을 알고 성품을 본 사람만이 아는 것이요 성문이나 범부들은 알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야, 이 경을 읽고 외워서 깊은 진리를 깨치면 이 몸과 마음이 곧 불법을 담는 그릇인줄 알지만 만약 술에 취해서 깨지 못한 것 같으면 마음이 불법의 근본이 된다는 것을 모르고 여러 갈래로 방황하면서 악한 길로 떨어져서 영원히 고통의 바다에 빠지게 되고 불법의 이름조차 듣지 못하느니라.”
그때의 오백천인들이 대중 가운데에서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법안이 밝아짐을 얻고 대단히 즐거워하며 그 즉시로 무등등 아뇩다라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이 일어났다.
무애보살이 또 다시 부처님께 여쭈되.
“세존이시여, 사람이 이 세상에 있으면서 나고 죽고 하는 것이 가장 소중하였겠으나 출생시에도 택일을 하지 못하고 때가 되면 나게 되고 죽을 때에도 택일을 하지 못하고 때가 되면 죽게 되거늘 어찌해서 초빈과 장사지낼 때에는 길일을 택해서 초빈과 장사지내는 것만을 그렇게 한 후에도 오히려 해가 되어 빈궁한 사람이 많고 가문이 멸망하는 일까지 적지 않사오니 원하옵건데 세존께서 소견이 잘못된 무지한 중생들을 위해서 그 인연을 말씀해 주셔서 올바른 소견을 지니고 뒤바뀐 소견을 제하여 주시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좋다좋다. 선남자야, 네가 능히 중생들의 나고 죽는 일과, 초빈과 장사지내는 법을 물으니 너희들은 자세히 들으라. 너를 위해서 지혜로운 이치와 대도의 법을 말하노라.
대개 하늘과 땅은 넓고 맑으며 해와 달은 항상 밝다. 어느 해 어느 시간이나 좋고 아름답기만 하다.
선남자야, 인왕보살이 큰 자비로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시기를 어린아이같이 하는 탓으로 사람들의 임금이 되셔서 백성들의 부모가 되었을 적에 세속사람들은 숭수하여 세속법을 가르치면서 일력을 만들어서 천하에 반포해서 절후를 알게 하였는데 만, 평, 성, 수, 개, 제, 집, 위, 파, 살 이란 글자가 있는데 고로 어리석은 사람들은 글자대로만 믿으면 흉화를 면하는 줄로 알고 또 다른 사도를 하는 사람들은 이것을 부연해서 이렇게 하면 옳고 저렇게 하면 그르다고 하면서 쓸데없이 사신에게 구애하고 아귀에게 절하다가 오히려 재앙을 부르고 괴로움을 받는 것이니 그런 사람들은 하늘과 시절에 배반되고 땅과 이치에 어긋나며 해와 달의 밝은 빛을 등지고 항상 어두운 곳으로 가는 것이며 바른 길이 넓은 길을 버리고 항상 바쁜 길을 찾는 것임으로 뒤바뀐 소견이 심한 까닭이니라.
선남자야, 해산하려 할 때에 이 경을 세 번만 읽으면 아기를 순산하고 크게 길할 것이며 총명하고 지혜롭고 복덕이 풍성하며 일찍 요절하는 일이 없을 것이요.
죽으려 할 때 이 경을 세 번만 읽으면 조금도 방해가 없고 한량없는 복덕을 얻으리라.
선남자야, 날마다 좋은 날이요 달마다 좋은 달이요 해마다 좋은 해로다. 진실로 막힌 것이 없으니 준비만 되었으면 어느 때나 초빈과 장사지내는 날에는 경을 일곱 번 읽으면 크게 길하고 이로워서 한량없는 복을 받을 것이며 가문이 영화롭고 사람은 귀히 되면 수명이 길어지며 장수하고 임종하는 날에는 성인의 도를 이루게 되느니라.
선남자야, 초빈과 장사지내는 곳을 동서남북 묻지 말고 편안한 자리를 구하면 되니 사람이 좋아하는 곳이면 귀신도 좋아하는 것이니라.
이 경을 세 번 읽고 일을 시작해서 묘를 쓰고 묘전을 마련하면 재앙은 영원히 사라지고 집은 부해 되고 사람은 번성해서 크게 길하고 이로울 것이니다.”
그때에 세존께서 그 뜻을 거듭 당부하사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삶을 누릴 때가 좋은 날이요 장사지내는 그 날마저 좋을 때라. 날 시와 죽을 때에 이 경을 읽으면 크게 길하고 이하여 복을 받으리. 달마다 좋은 달이요 해마다 좋은 해로다. 이 경을 세 번 읽고 장사지내면 천추만대에 영화롭고 창성하리라.’
그때에 대중 가운데서 칠만칠천명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려서 사도를 버리고 정도로 돌아와 불법을 얻어서 영원히 의혹을 끊고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다.
무애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되.
“세존이시여, 모든 범부가 혼인을 하려할 때에 먼저 조건이 맞는가를 물어보고 그 후에 길일을 택해서 혼례를 치루지만은 결혼한 후에 부귀하여 해로하는 사람은 적고 빈궁하게 살다가 이별하고 사별하는 사람이 많으니 똑같이 삿된 말을 믿거늘 어찌하여 이와 같은 차별이 있습니까? 염원하건데 세존이시여 여러 사람의 의문을 풀어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선남자야, 자세히 들으라.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하리라. 하늘은 양이요 땅은 음이며 해는 양이요 달은 음이라. 불은 양이요 물은 음이며 남자는 양이요 여자는 음이니 하늘과 땅의 기운이 합해서 온갖 초목이 나고 해와 달이 서로 옮김으로서 사시와 팔절이 명백히 생기게 되고 불과 물이 서로 순수하여서 온갖 만물이 자라고 남자와 여자가 서로 화합하여 자손이 번성하는 것이니 모두가 하늘과 땅의 상도라 자연의 이치며 세속의 법인 것이니라.
선남자야, 어리석은 사람은 지혜가 없어서 사도하는 사람을 믿고 점치고 길하기를 바라고 선한 사람을 닦지 않고 여러 가지 악한 업만 짓다가 죽은 후에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는 사람은 손톱 끝에 흙과 같고 지옥에 떨어져서 아귀가 되거나 축생으로 생겨나는 이는 마치 큰 땅덩어리의 흙과 같으니라. 선남자야, 사람으로 태어난 이들도 바른 일을 믿고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은 마치 손톱 끝에 흙과 같으나 나쁜 도를 믿고 악한 일을 하는 사람은 마치 큰 땅덩어리의 흙과 같으니라.
선남자야, 결혼을 하려고 할 때에 수화가 상극이 된다고 하거나 포와 태가 서로 눌리운 다거나 나이가 맞지 않는다고 따지지 말고 다만 녹명서를 보면 복덕이 많고 적은 것을 알 수 있으니 그것으로 권속을 삼고 친영하는 날에 이 경을 세 번 읽고 성례를 하면 좋은 일만이 항상 지속되고 광명이 서로 모여서 가문은 높아지고 사람은 귀히 되며 자손은 흥성하되 총명하고 지혜롭고 재주 있고 솜씨 좋고 효도하고 공경 잘하며 대대로 이어가면서 크게 길하고 이로울 것이오, 명이 짧아서 요절하는 일이 없고 복덕이 풍성하고 모두 불도를 이루리라.
그때에 여덟 보살이 부처님의 위신을 받아서 대총지를 얻고도 항상 인간 세상에 머무르면서 밝은 광명을 싸서 감추고 티끌세상과 함께하면서 사도를 파하고 정도를 세우며 사생을 제도하고 항상 해탈해 있으면서도 남들과 달리하지 아니하고 그 이름은
발타라보살누진화, 나린갈보살누진화, 교목도보살누진화, 나라달보살누진화, 수미심보살누진화, 인저달보살누진화, 화륜조보살누진화, 무연관보살누진화니라.
여덟 보살이 함께 부처님께 여쭈되.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여러 부처님 처소에서 받은 다라니 주문을 지금 말해서 천지팔양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는 사람을 옹호해서 영원토록 두려움이 없게 하고 또 온갖 나쁜 것들로 하여금 이 경을 읽는 법사들을 침범하지 못하도록 하겠나이다.”
하고 곧 부처님 앞에서 주문을 외웠다.
<아거니 니거니 아비라 만례 만다례>
<아거니 니거니 아비라 만례 만다례>
<아거니 니거니 아비라 만례 만다례>
“세존이시여, 만약 나쁜 사람이 법사에게 와서 귀찮게 하려고 하면 나의 이 주문을 듣고는 머리가 일곱쪽으로 깨어져서 아리나무가지 같이 되게 하리다.”
그때에 무변신 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전에 여쭈되.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천지팔양경이라 하옵니까?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그 뜻을 말씀하셔서 모든 청중들로 하여금 그 뜻을 깨달아서 빨리 마음의 근본을 통달하고 부처님의 지견에 들어가서 의심을 끊게 하소서”
부처님이 말씀하시되.
“좋다좋다 선남자야, 너희들은 자세히 들으라. 지금 내가 너희들을 위하여 천지팔양경의 뜻을 분별해서 설명하리라.
天은 양이고 地는 음이며 八은 분별이고 陽은 분명히 안다는 뜻이니 대중의 하염없는 이치를 분명히 알아서 팔식인연이 공하여 얻은 것이 없음을 잘 분별하는 것이니라.
또한 八식은 날(經)이 되고 陽명은 씨(緯)가 돼서 날과 씨가 서로 어울려서 경전을 이룬 까닭에 팔양경이라 하느니라.
八은 八식임으로서 여섯근(안眼이耳비鼻설舌신身의意)으로 된 여섯 식과 함장식과 아뢰야식의 팔식의 근원을 분명히 분별하면 아무것도 없는 공건한 공한 것이니라.
그런즉 알기를, 두 눈은 광명천이니 광명천 가운데는 일월광명 세존을 나타내고, 두 귀는 성문천이니 성문천 가운데는 무량성 여래를 나타내고, 두 코는 불향천이니 불향천 가운데는 향적여래를 나타내고, 입에 혀는 법미천이니 법미천 가운데서는 법희여래를 나타내고, 몸은 노사나천이니 노사나천 가운데는 성취노사나불과 노사나경사불과 노사나광명불을 나타내고, 뜻은 무분별천이니 무분별천 가운데는 부동여래대광명불을 나타내고, 마음은 법계천이니 법계천 가운데는 공왕여래를 나타내며, 함장식천에는 아나함경과 대반열반경을 연출하고, 아뢰야식천에는 대지도론경과 유가론경을 연출하느니라.
선남자야, 불佛이 곧 법이요 법이 곧 불佛이니 합해서 한 모양이 되어 대통지승여래를 나타내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실 때에는 온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광명이 하늘과 땅에 비쳐서 끝이 없이 호호탕탕(끝없이 넓고 넓다)하여 무어라고 이름 할 수 없었으며 모든 어둠이 모두 밝아지고 온갖 지옥이 일시에 소멸해서 여러 죄인들이 전부 고통을 면하였다.
그때 대중가운데 있던 팔만팔천보살이 함께 성불하였으니 그 호는 공왕여래응정등각이고 겁명은 이구겁이며 국호는 무변이니, 온갖 백성들이 다 보살의 육바라밀을 행해서 너 나 할 것 없이 무쟁삼매를 증득해서 더 얻을 바가 없는데 이르렀고 육만육천 비구와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들은 대총지를 얻어서 불이법문에 들어갔고 수없는 천룡, 야차와 건달바와 아수라와 가루라와 긴나라와 마후라가와 인비인등은 법문이 깨끗함을 얻어서 보살도를 행하였다.
“선남자야, 또 어떤 사람이 벼슬을 하여서 부임하는 날에나 새집에 들어 갈 때에 이 경을 세 번만 읽으면 크게 길하고 유익하여 선신이 가호하고 수명이 연장되어 장수하고 복덕이 풍부하리라.
선남자야, 만약 이 경을 한번만 읽어도 모든 경을 한번 읽은 것과 같고, 이 경을 한권만 베껴도 모든 경을 한번 베낀 것과 같아서 그 공덕을 말할 수 없고 한량이 없으며 허공과 같이 끝이 없어 성인의 도과를 이루느니라.
또 무변신보살마하살아, 만약 어떤 중생이 정법을 믿지 않고 잘못된 사견만 내다가 홀연히 이 경의 말씀을 듣고 즉시 비방하여 부처님 말씀이 아니라고 한다면 이 사람은 금생에 나병이 걸려서 온 몸에 더러운 창질이 생겨서 피고름이 흐르고 악취를 풍겨서 사람들의 미움을 사다가 임종하는 날에는 아비무간지옥에 떨어져서 위에 붙은 불은 아래로 내려 뿜고 아래 붙은 불은 위로 올려 뿜으며 쇠창으로 온 몸을 찌르며 구리 녹인 물을 입에 부으니 뼈와 힘줄이 녹아서 문드러지며 하루 낮과 밤사이 만번이나 죽고 만번이나 살면서 수없는 고통을 쉴 새 없이 받으니 이 경을 비방한 연고로 이와 같은 죄를 받느니라.”
부처님께서 죄인들을 위해서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이 몸은 자연으로 생긴 몸이니 머리와 사지도 자연으로 갖추었고 자라기도 자연히 자랐으며 늙는 것도 자연히 늙었도다. 나는 것도 자연히 생겨났으니 죽는 것도 자연히 죽으리라. 키가 크기를 구하여도 크지 않으니 적어지기를 구한다고 적어질까. 괴로움과 즐거움도 네가 받고 잘못되고 잘되는 것도 네게 달렸다. 좋은 공덕 지으려거든 이 경을 읽고 천추만대 득도해서 법을 전하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다 마치시니 모든 대중이 아직까지 있어본 적이 없는 기쁨을 얻어서 마음이 밝아지고 뜻이 깨끗해져서 즐거워 뛰면서 모든 모양이 참모양이 아닌 줄을 보고 불지견에 들어가 불지견을 깨달았으나 들어간 것도 없고 깨달은 것도 없으며 아는 것도 없고 보는것도 없으매 한 가지 법도 얻음이 없는것이 즉 열반의 즐거움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