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설렘을 안은 스무 살 그 봄
뭐든지 될 것 같았던 나의 이십 대
햇살 가득한 날 옆구리엔 전공 책
삼삼오오 캠퍼스에 모인
샤방한 상상을
현실은
돈에 치여 밤샘 알바 거품을 물고
텅빈 방에 홀로 앉아 날 다독이고
하이힐에 예쁜 화장 그건 뭔가요
운동화에 기타 메야 패션의 완성
그리 시간은 흐르고
믿은 사랑에 베이고
아픈 기억을 품은 채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아등바등 뛰어 봐도
하루살이 인생 마냥
가진 것 하나도 없이
허덕이던 나의 이십 대
수많은 기대를 품은 스무 살 그 봄
모든 게 아름다웠던 스무 살 문턱
후줄근한 티를 입어도
예뻤던 그때
아닌가
아무것도 더하지 않아도
빛났던 이십 대
지금은
화장 안 함 뭔가 모르게 아파 보여
밤샘 작업 연속하면
휴 저질 체력
어딜 가나 결혼 얘기 그건 뭔가요
난 아직 철 없는 삼십 대의 막내죠
그리 시간은 흐르고
시간은 흘러
바빴던 걸음 속에도
사소한 작은 것들이
소중한 삶이란 걸 배우고
그 걸음 속에
때론 힘든 삶이라도
가슴 속 꿈이 있다면
가진 것 하나 없이도
웃을 수 있던 나의 이십 대
그렇게 시간은 흘러
시간은 흘러
어느덧 내 나인 서른
어렸을 때 꿈꿨었던
멋진 모습은 아니지만
그 마음 속에
그럴 지라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조금 더 사랑하게 한
잘 지냈니 나의 이십 대
안녕
고맙다 나의 어린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