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환아 안녕?
나 경희야
난 지금 혼자있어
아빠가 급하게 서울가셨거든
뭐냐면 너 웃으면 안되?
나 떠나면 내 장례식
영화에 나오는것처럼
멋지게 해달라고 했거든
드레스도 맞춰달라고 했으니까
아마 돈 좀 드실꺼야
사람들한테 내 마지막모습
잘보이고 싶었어
특히 너한테
취직시험은 잘 봤는지 걱정되
너 자꾸 나 보러 내려와서 시간 많이 뺐겼잖아
우리 좀 어색해서 별 말도 못했지만
난 너무 좋았어, 옛날생각나서
넌 어땠어?
난 참 복이 많은 아이인것 같애
생각해보면 모두 즐거웠던 기억들뿐이야
손만 까딱해도 웃어주던 사랑하는 수인이,
사진을 찍는다는게 얼마나 행복한일인지
알려준 사랑하는 지환이,
지환인 자상하고 친절하고
일방적인 내 키스도 받아주고
좀 창피한 얘긴데 나 그때 좋았어
아, 이말은 지우고 싶은데
몰라 힘들어
내 장례식때 와줄꺼지?
너 꼭 와야되?
보고싶기도 하고
찾아오는 남자 한명 없으면
동네사람들이 날 얼마나
불쌍하게 생각하겠어
참, 나 너한테 할말있는데
이거 말하면 너 화낼지도 몰라
그때 니가 수인이한테 주라고했던
그 쪽지말이야
그거 내가 찢어버렸어
하, 계속 미안했는데
말하고나니까 시원하다
용서해 줄꺼지?
수인이한텐 직접만나서 사과할께
지환아 사랑해
널 전에도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해
안녕 지환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