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엔 눈부신 봄빛이 내리고 화려한 옷차림 가득한 오후
사람들 모두 사진기 앞에서 즐거운 웃음을 흘리는데
온종일 대자보 쓰던 너 반갑게 다가간 내 모습 보고
검정 물투성이 두손을 등뒤로 살며시 감추네
진달래라도 한아름 꺽어서 그대의 두손에 안겨줄께
그대도 화알짝 웃어봐요 봄에 핀 꽃보다 예쁠꺼야
흥겨운 음악이 흐르는 노래방 학교앞 술집엔 사람이 가득
매미도 지쳐 울음을 멈춘 뜨겁고 지루한 여름밤에
끝없는 학원자주투쟁 지나온 날들이 몇달째인지
그대는 야윈 얼굴로 오늘도 밤새워 불밝히나
교정엔 파아란 풀잎들 캄캄한 밤에도 반짝이네
언제나 나에게 자랑스런 그대의 당당한 두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