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름은 현무용
날아라, 에코맨
앨범 : 날아라, 에코맨
작사 : 오미영, 오준석, 김봉영
작곡 : 김승진
편곡 : 김승진
누구세요
나야
아 기영이냐
응
아 들어와
야 근데
무슨 얘길 해주려고
날 이렇게 불렀어
내가 꿈을 하나 꿨거든
꿈
내가 아주 기가 막힌
꿈을 꿨다 내가
야 꿈 얘기가
다 개꿈이지 뭐
아니여 임마
내가 그 꿈꾸고 나서
내가 착해졌어
착해졌다고
응
완전 건방진 니가
야 나 진짜 어이가 없어갖고
진짜 건방진 애가
나한테 건방지다 그러니까
또 이 마음속에서
건방짐이 또
확 피어오르려고 그러네
아 근데 하긴 내가 또 건방지긴
했었어 예전에
그럼
아 맞어
야 잔말 말고
꿈 얘기나 좀 해봐
오케이 그럼 내가
그 꿈꾸기 전엔
어떤 사람이었냐
나의 이름은 현무용
고향은 전라도요
내 맘대로 하는 것만
좋아하는 전형적인
가부장 남자
운동이라고는 숨쉬기 운동
동네 슈퍼 갈 때도
자가용을 끌고
일본 원전 사건 때는
사재기 허고
태안 기름 유출 때는
회사에서 억지로 내려가
열심히 닦는 척 하고
여름이면 더위 타고
겨울에는 추위 타서
에어컨 보일러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남자
나의 직업은
제약회사 영업사원
경기도 연천
전곡 파주 고양으로 돌아
약국과 병원에
약 파는 직업
하루가 멀다 하고
술 마시는 것이 일이로다
술 깨기에는 샤워가 최고라
아무리 더워도
찬물은 절대 사절
수도꼭지 틀어놓고
찬물이 나오면
아우 차가워
온수로 틀어놓고
뜨거운 물 나올 때까지
그저 쏴
눈곱 뗄 때도
여드름 짤 때도
비누칠 할 때도
양치질 할 때도
아까운 물을
그대로 버리고
목욕 같은 샤워를 하고는
거실 바닥에 물을
뚝뚝 흘리며 나와서는
에어컨 리모콘 전원을 꾹
아빠 추워
온도를
24 23 22 21 20
19 아 안되겠다
18 이 정도는 돼야
좀 시원하지
딸들이 애교를 부리며
아빠 나 예쁘지
아유 예쁘다
그래 엄마한테 가
아빠 머리핀 예쁘지
아유 예쁘다
그래 엄마한테가
아빠 나 배고파
아유 예쁘다 그래
엄마 엄마 저쪽에 있네
집에만 들어오면
천하의 게으름뱅이의
무심한 나 현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