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귓전에
그대 음성 소근거리고
산들바람 내 머리칼
흩어 놀때에
끝이 없이
뻗어가는 철둑길처럼
초가지붕
저녁연기 피어오르듯
우리 사랑도
그것처럼 아련했었네
산들바람 내 머리칼
흩어 놀때에
내 눈 속에
그대 눈빛 머뭇거리고
긴 머리칼 내 가슴에
기대어 올 때
나뭇가지 옮겨 앉는
산새들처럼
푸른 달빛 어둠 속을
헤엄치듯이
우리 사랑도
그것처럼 알기 쉬웠네
긴 머리칼 내 가슴에
기대어 올 때
문을 열고 내어다보면
아직 밤이라
지쳐버린 나의 피리
던져버렸네
벽에 비친 그림자는
거인 같은데
흐르면서 타 오르는
방안의 촛불
문을 열고 내어다보면
아직 밤이라
나의 피리 입에 대고
숨결 입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