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습관처럼 내 입에는 담배야
빌어먹을 나에 대한 자괴감
내게 주어진 여러
인생의 과제가 부담이 돼
내 등에는 날개가 없으니깐
날지 못해 나는 바닥을 기어
날고 싶지만은 결국 바닥을 기어
내 몸에는 온통 담뱃재와 가래침
불과 몇 년 전의 꿈도 빛 바랬지
하나 둘 떠나가는 사람들
그저 나는 거쳐가는 낡은 터널
부정하지 않아 부정할수록
외로움은 짙어지는 걸 알기에
물러나지 않어 훗날
내가 묻힌 곳에 단 하나의
발자국이 없더라도 대수롭지
않은 일 그런거 따위 상관
없으니깐 나는 충실하게
내 식대로 살아 행복하기 위해
누군가를 찾고 의지하길 바래
이런 나 조차도 그 빈자리가
생겼을 때 느끼는 나약함이 주는
고독 누구보다 잘 알지만
뭐 어쩔 수 있나 이게 바로 나고
진절머리가 나도 다 인정해
이 삶도 혼자서 모든 걸
이겨내기엔 아직 역부족이니깐
눈처럼 쌓여 상념 잘 믿지 못해
사람들 내가 받는 달콤한 얘기들
뒤에는 항상 따라붙는 의구심
아마 내게 세상은 너무나도
각박하기만 하니깐
언제나 혼자 남겨졌고 앞으로도
마찬가지 일 거라고 내가
태어나기 전에 나를 버렸던
아버지가 너무나도 원망
스러워서 했던 주먹질까지 누굴
위해서 반쪽이 없는 형과 나
표현은 안했지만 얼마나
독하게 살아 오셨는지 엄마가
가끔은 느낄 수 있었지 절망과
좌절이 절반인 내 삶이
벼랑 끝에 다가서기 전에
나를 잡아 준 할머니의 주름진 손
내가 책임 져야만 해 그 분의 미소
다 이해해 줬거든 내 어떤 짓도
우리 할아버지가 마지막
숨을 뱉을때도 무대 위에서
랩을 했던 못난 녀석
그 순간 곁을 지키지 못한
한심한 놈이 음악 한다고
당신에 대한 얘길 하고
참 이기적이게도 내 얘기만 뱉고
그게 전부인 거처럼
나 자신을 위로하고
내가 안도하는 순간
그런 순간에 나는 망가진
타락한 내 모습에 질끈 눈을 감어
그토록 사랑하는
그들의 아픔까지
내 음악의 소재로 쓰는
지금의 내 행위가
예술가라 가져도 괜찮은 색일까
나의 팔레트 위엔 이슬이 맺힌다
나는 음악에 나의 모든 걸 걸었고
어두운 이길을 외로이 나홀로
걸어도 날 인도하는 저기 저
눈앞에 빛이 춤을 추기 때문에
이빨을 꽉 깨무네
내가 볼 수 있는 것과
아쉽게 놓쳐 버린 것들
내가 눈을 감는 순간에
사라지는 것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전히 살아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