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9.06.

음악도시


그 남자...♂

야... 그렇게까지 해야되냐? 그거 너무 오바 아니냐? 그지~ 오바 아니지?
그래 사나이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긴 뭘 썰어... 그러다 괜히 손 다치면 어떻게 하라고...
아이~ 그냥 있을래... 솔직히 자존심도 상하잖아~ 그때 내가 얼마나 싫은 티를 냈는데...
아니지 야~ 내가 킹카를 몰라 봤던게 아니라 그땐 진~짜 영 아니었다니까~?
그때는 진짜~ 완전히~ 아~ 진짜 하여튼 정말 아니었다니까~
야~ 저렇게 예뻐질 줄 알았으면 내가 그때 커피값을 더치페이하자고 했겠냐~? 오죽하면 내가 그랬을까...
아~ 근데... 으아~ 어쩌다 저렇게 예뻐졌지~?
야, 그리고 성격도 진짜 많이 달라진 거 같애... 그땐 좀 이상했는데 애가?
아휴~ 하여튼 그냥 그만 둘래... 이제 와서 내가 또 그럼 너무 비굴하잖아...
호랑이는 배가 고파도 풀은... 뜯어야지... 음... 그럼... 배가 고프면 풀 뜯어 먹어야지... 그럼...
그래... 그래, 그러면 한번 비굴하게 나가보자~
한번만 만나주세요~ 한번만요~
아이 이거 괜찮을까? 너무 오바 아닐까?
그지, 되겠지? 괜찮겠지?

그 여자...♀

음~ 안그래도 전화 왔었어~
일년 전엔 그렇게 싫은 티 내더니 그래도 전화번호는 안 지웠나보더라~?
뭐 한번 만나자 그러더라구~ 뭐라 그러긴 싫다 그랬지~
아유~ 됐다 그래~ 아유~ 아니야, 진짜 싫어~
아니 살 빠졌다고 유세하는 게 아니라 이번에 보니까 영 아니더라고~
내가 기억하기론 그 사람이 냉정하고, 지적이고, 샤프하고...
그 사람이 쓰고 있는 안경알은 얼음으로 되어있는 거 같은 그런 차가운 느낌 있잖아~
그런 게 되게 매력적이었거든... 가슴 설레고...
근데 그 사람이... 그 사람이 아닌거야...
그 날선 매력들은 다 어디 가고 그냥 좀 바보같았어...
뜨뜨미지근하고, 물렁물렁하고...
내가 저 사람 어디가 그렇게 좋았을까~? 저 사람한테 차이고 왜 그렇게 울었을까~?
막 신기할 지경이었다니까?
그래~ 일년동안 칼 갈아온 거 생각하면 좀 허무하긴 한데... 그래도 뭐, 생각하면 고맙지... 덕분에 다이어트도 잘 했고...
근데 그 사람 원래 그렇게 배가 나왔었니? 엉덩이도 되게 크더라? 정말~? 원래 그랬어~?
진짜 이상하네~? 일년 전엔 그런 거 하나도 안 보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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