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건 뜨는 소리

임석재

3. 망건 뜨는 소리

1968년 10월 19일 / 제주도 북제주군 조천면 함덕리
한석화, 남 43세   이춘원, 여 45세

망건은 말총, 즉 말의 갈기나 꼬리털로 만들기 때문에 옛날부터 제주도에서 많이 만들었습니다. 망건은 이마에 붙이는 것으로 손바닥만 한 크기지마는 그물처럼 아주 총총하게 떠야합니다. 그래서 망건 하나뜨는데 삼만골을 뜬다고 합니다. 적어도 보름 이상이 걸리는데, 반드시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해야하기 때문에 몹시 지루하고 고되서 이런 노래로 고통을 달랬던 것입니다. 원래 망건뜨는 노래는 선소리나 뒷소리없이, 또 서로 주고 받는 것도 없이 그저 여자가 혼자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여기에는 음악반주도 있을 수 없는데, 이 노래를 부르신 분들은 제주도의 전문적인 소리꾼들입니다. 부산에서 민속예술경연대회가 있었는데 거기 출연한 분네들을 모셔다가 녹음을 한 것인데, 잘 해 준다고 장구도 뚜드리고 남녀가 쌍으로 창을 해서 원래 모습과 대단히 거리가 멀어졌습니다. 하지만 곡조나 발성은 손상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석화씨와 이춘원씨가 불러준 노랩니다. 노래에 애조가 있어요.

이녀이녀 이녀도 맹긴 이녀 맹긴 못아나지라
정의 좁쌀 이배긴 맹긴 함덕 좁쌀 올배긴 맹긴
한달육장 시배긴 맹긴 이녀 이녀 이녀도 맹긴
골매기란 멜 먹어 가듯 골막골막 걸려나지라
뜸북이라 절 밀어 가듯 뜸북뜸북 걸려나지라
이녀 이녀 이녀도 맹긴 이녀 맹긴 못아나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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