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눈

윤덕원

길에선 보이지 않는 언덕의
저편 그늘진 응달엔
지난 해의 눈이 다시
또 한번 겨울을 맞네
나의 마음은 솜처럼 부드럽지 않아요
발자국 하나 없어도 순박하지 않은
차가운 얼음으로 한 해를 보내고
또 다시 겨울을 맞는
길에선 보이지 않는 언덕의
저편 그늘진 응달엔
함께 밟으려 남겨뒀던 눈이
그대로 숨겨져 있네
잊혀진 채
나의 마음은 솜처럼 부드럽지 않아요
발자국 하나 없어도 순박하지 않은
차가운 얼음으로 한 해를 보내고
또 다시 겨울을 맞는
지난 해의 눈
차라리 흙발로 밟혔더라면
흙탕물으로 흘러갈 수라도 있을텐데
차가운 얼음으로 한 해를 보내고
또 다시 겨울을 맞는
길에선 보이지 않는 언덕의
저편 그늘진 응달엔
지난 해의 눈이 다시
또 한번 겨울을 맞네
잊혀진 채
또 한번 겨울을 맞는
지난 해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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