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난 여기에 홀로 남겨져
네가 떠드는 말을 엿듣고 있지
사람들 옹기종기 여기 모여서
무슨 일이라도 있는 듯
말을 나누네
건방진 소설가는 화난 얼굴로
말 없이 혼자 술만 먹고 있고
성형수술을 한 초등학교 교사
인디 밴드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네
들리는 말마다 슬쩍 끼어들어
솔직한 말을 놓는 화가의 연인
다들 다른 얼굴 다른 말투
다른 취향을 가졌지만
모두 비슷한 걸 여기서 찾고 있나
뭐든지 진지한 프로그래머
순진한 사람 하나를 잡고 떠드네
재작년 이혼한 환경운동가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중언부언 하네
언제 어디라도 떠나갈 수 있는
시원쌉싸름한 뮤지컬 마니아
오늘 네가 찾는 그 무언가를
여기서 찾을 수 있기를
나도 이제 저기로 가서
자연스럽게 말을 한번 걸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