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08.

음악도시

그 남자...♂

긴 머리 치렁치렁한 그녀...
오늘은 어쩐일로 모자를 쓰고 나타났습니다~
"어유~ 모자 썼네? 야~ 진짜 안 어울린다..."
나는 농담이라고 한 말이었는데 그녀는 얼굴이 빨개집니다.
자기도 안 어울리는 거 아는데 머리를 안 감아서 어쩔 수가 없었다고...
안그래도 안 쓰던 모자를 써서 머리가 답답해 죽겠다구요~
"에이~ 머리 안감으면 어때~ 머리 눌렸어도 뭐 괜찮으니까 답답하면 벗어! 냄새만 안 나면 되지 뭐... 너 설마 냄새도 나는 건 아니지?"
그러자 모자 밑에서부터 내 얼굴로 날아오는 찌릿찌릿 그녀의 눈초리...
앗! 저것은 삐질랑 말랑하는 징조입니다.
얼른 아무 말이나 해서 기분을 풀어줘야죠.
"아니 저기 내가 어디서 들은 건데? 머리를 감겨주는 남자는 되게 로맨틱한 사람이래~ 또, 어~ 세수를 시켜주는 남자 있지? 코 힝~해주는 사람, 응? 이거 흥흥~ 그런 사람은 정말 정이 많데~ 그리고... 음... 등을 밀어주는 남자 있잖아~? 그런 남자는 어, 어..."
그녀는 눈을 빤짝거리면서 내 말을 기다리지만 막 지어내다보니 갑자기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어, 저기 그러니까... 아이, 거시기~ 그... 등을 밀어주는 남자는... 아이~ 그, 팔뚝이 굵겠지? 아~ 우리 자기 등짝 넓은 것 좀 봐~ 하하하하~ 하하~ 이게 아닌데 쩝쩝..."
하지만 다행인 건 그녀도 웃어줬다는 거...
뭐, 그녀가 웃으면 된거죠~

그 여자...♀

특기죠, 특기!
저렇게 어디에도 없는 말 갑자기 지어내서는 우엉우엉 떠드는 거~
막상 얼굴을 보면 준비한 말도 잘 못하는 나랑은 아주 많이 달라요~
어렸을 때... 아니, 학교 다닐 때까지도 난 남들 앞에서 말문이 막히면 그 자리에서 울어버리는 아이였었거든요.
근데 남자친구는... 음... 보시다시피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다가 나랑 눈이 딱 마주쳐도 당황하기는 커녕 저렇게 눈웃음까지 치며 잘도 넘어가죠~
사실 나 아까 남자친구 이야기 들으면서도 내내 걱정했어요~
'아~ 머릴 감겨준다고? 글쎄, 미용실 의자가 없는 상황에서 머리를 감겨주려면 내가 엉덩이를 쭉 내밀고 허리를 구부려야 될텐데? 그거 흉할텐데~
그리고 세수도 좀... 나 세수하면 눈썹 없어지는데~?
등 밀어달라는 게 제일 나을래나? 근데 하필 그날 때가 많이 나오면 어떡하지?'
뭐, 그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하지만 이젠 너무 심하게 고민은 안해요~ 남자친구는 벌써 다 잊어버렸을 거니까...
아마 내일쯤 내가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뭐? 뭐? 아, 아아아아~ 그거 내가 뭐랬더라? 어어어어어~"
그럴 걸요?
으휴~ 우린 이렇게나 달라요~
그래서 서로를 보면서 웃을 일이 많은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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